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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가장 짧은 영원한 만남


저자는 변호사다. 과거사 진상 규명 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짧은 검사 생활을 거쳐 변호사로 활동했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공권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주로 변호했다.변호를 맡은 사건들이 범상치 않다. 한국 현대사의 아픔들을 관통한다. 가깝게는 용산참사, 멀게는 보도연맹 학살 사건까지.많은 사건에서 승소했지만 실제로 피해자들이 얻은 것은 별로 없었다. 패소한 사건은 없는 것 같다. 패소한 사건은 거의 없는 데 피해자들과 그의 가족들은 과거의 아픔이 치유 되었다는 기록은 없다. 인혁당 사건은 벌써 반백년이 다 되어 가지만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애매한 판결도 의외로 많다. 분명히 공권력의 잘못인데 역사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이라든가, 정작 가해 당사자들은 국가라는 벽 뒤에 숨어 제대로 처벌 받지 않은 경우가 그런 경우다.권력은 반드시 견제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떤 권력이든 견제 받지 않으면 바로 괴물이 된다.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검찰도, 언론도, 그 누구도 진리의 담지자는 아니다. 견제 받지 않을 때 지상에서 가장 짧은 영원한 만남 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들

한겨레 토요판에 인기리 연재되었던 ‘김형태 변호사의 비망록’이 책으로 묶여 출판되었다.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을 본 사람이라면 김형태라는 이 인간적인 변호사에 대해 호기심을 갖지 않기가 힘들 것이다. 정이 많고 웃음도 눈물도 많지만, 법정에서는 예리한 분석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진실의 증거를 한번 물면 쉽사리 놓지 않는 변호사의 모습이 지상에서 가장 짧은 영원한 만남 속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창립을 주도하고, 오랫동안 천주교 인권위원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사)천주교인권위원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우리 시대 대표적인 인권변호사 김형태가 겪은 숱한 사건 중에는 유독 우리 사회를 뒤흔든 큰 사건들이 많다. 이에 곽병찬 〈한겨레〉 대기자는 발문에서 김형태를 ‘씻김이’라 부르며, 저자의 이번 작업이야말로 문학의 정수를 실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언제나 권력의 이름으로 진실이 왜곡되는 현장에서 ‘인간의 존엄’을 변호하였다. 사람을 죽이는 법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법을 믿고 이를 실천해온 것이다. 김형태 변호사가 법정에서 마주한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들을 차근차근 돌아보면 ‘인간으로서의 존엄’이라는 말의 뜻을 다시금 곱씹게 된다.


들어가며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1부 그럼에도 사형은 안 된다
- 그해 겨울 _검사시보 시절의 기억
- 스물한 살 여인의 운명 _양평 생매장 사건
- 절망의 섬에 갇힌 사람들 _파키스탄 사형수 이야기
- 사형, 무죄, 사형, 무죄, 무죄 _치과의사모녀 살인사건
- 살인범도 존엄한가 _사형제 위헌심판

2부 누가 그를 망루에서 떨어뜨렸는가
- 원수가 된 이웃들 _서울 달동네 재개발
- 불타는 망루 _용산참사
- 분신정국의 한가운데서 _한진중공업 박창수의 죽음
- 진실의 무덤 _최종길 교수 의문사
- 그 여름, 거문도 _이내창 의문사
- 망자여, 부디 잘 가소 _신호수 ‘자살 위장’ 사건
- 사라진 상황일지 _JSA 김훈 중위 의문사

3부 조각난 나라에 산다는 것
- 초청과 지령 사이 _임수경·문규현 사건과 방북
- 감옥살이 40년 _비전향 장기수 이야기
- 영원한 이방인 _송두율 사건
- 뱃속부터 간첩의 아들 _재일동포 간첩사건
- 유령이 된 사람들 _북파공작원
- 세상에서 가장 짧은, 영원한 만남 _인혁당·민청학련 재심
- 존재 이유가 없는 국가 _보도연맹 사건

4부 광기의 시대, 그 한복판에서
- 슬픈 코미디 _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 과학과 이성 그리고 진실 _천안함의 진실
- 기자와 고무신 _이승복 사건 오보소송
- 형님 스님 이야기 _종교인 재판
- 절차적으로도 정당한가 _당파성에 대하여
- 너무 슬퍼하지 마라 _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
-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 _황우석 교수 사건
- 7전 7승 _PD수첩 광우병 보도

나오며 ―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발문 ― 천 강에 비친 만 개의 달과 씻김이 김형태 (곽병찬 〈한겨레〉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