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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찾아서


타인의 인생을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유 모를 중압감을 느꼈다. 같은 조건에 만일 내가 놓였더라면 숨이 막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나름 잘 버텼고 이겨냈다. 시간이 다 해결해줬다는 우리말처럼 버티다 보니 어느 순간 해결이 됐던 것일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오롯이 담긴 책이었다. 특히 몸과 마음이 부쩍 성장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와 닿았다. 많은 게 달라졌으므로 1941년생인 그의 삶을 내가 전적으로 이해하기란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이라 하는 건 그리 어렵잖게 형성됐다.그의 시대는 여러모로 현재보다 막힌 시대였다. 우선 여성에게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았다. 대놓고 교육을 금지하지야 않았더라도 사람들은 여성이 남성만큼 혹은 남성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거라는 기대를 품지 않았다.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뛰어난 여성은 기가 세다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사회가 여성에게 기대하는 것 아닌 것에 그는 열광했다. 알게 모르게 그는 아버지의 꿈을 실현시켜줄 존재로 인식되기도 했다. 여성이 아니었으면 아버지의 인생을 대신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과 싸웠다. 그건 독립을 향한 힘겨운 여정이었다. 여성이라는 틀 안에 자신을 가두지 않기 위한 싸움도 동시에 진행해야 했다. 자신이 여성이라는 걸 전적으로 부인하는 것과는 다른 유형의 전투였다. 중간에 반유대인적인 사고로 인해 겪은 일이 등장했다. 다른 곳도 아닌 미국이다. 미국이 꿈의 나라가 아니라는 건 이미 알고 있지만, 유대인의 피부색은 검지 않다. 선택 사항이 아닌 인종이 평가의 잣대로 활용되는 곳이어서 그는 차별을 경험했다. 대놓고 유대인에 대한 반감을 쏟는 이들 앞에서 꿋꿋하게 굴었지만 상처는 분명 존재했다. 훗날 결혼을 단념했던 상대방이 큰 사건에 휘말렸다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털어놓는데 기분이 묘했다. 현명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게는 선택 가능 항목이 아닌 것으로 비춰졌다. 오래 전 일이므로 지금은 달라졌을 것이다. 아니, 필히 달라졌어야만 한다.아이에게 부모는 거대한 우주와도 같다. 일정 연령 이상이 되기 전까지 부모가 제공하는 게 아이에겐 전부다. 기록 속 그는 불안한 조건에 놓여 있었다. 그는 어머니와 살갑지 않았다. 어머니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했을 때, 어머니 곁에 없었다는 이유로 그는 비난을 받았다. 그가 어머니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부모는 떠나기 마련이나, 다만 그 방법이 이상적이지 못했을 따름이다. 어머니보다는 아버지 쪽이 그에게는 보다 큰 영향을 미친 듯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암처럼 치명적이진 않지만, 한 인간을 서서히 무너뜨린다. 명석하던 이가 발을 질질 끌며 걷기 시작하고, 어떠한 말조차 건네지 않을 때의 당혹스러움은 무척이나 컸을 게다. 한 때 과학에 심취했던 인물답게 저자는 모든 걸 일종의 섭리로 받아들이는 듯 굴었다. 감정은 쌓였고, 배출이 전혀 없었다. 그는 우울증을 앓았다. 신을 믿지 않는다는 그가 힌두교에 살짝 심취했던 것도 이해 가능했다. 다른 종교와 달리 힌두교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내면의 평온을 찾는다. 유일신을 강조하는 폭력적(?)인 성향으로부터도 약간은 자유롭다. 안타깝게도 이 또한 완벽한 종교는 아니었다. 선택은 그의 몫이었고, 그는 특정 종교에 자신을 가두지 않기로 결심했다.나름 성공적이었지만 마냥 꽃길을 걸은 건 아니었다. 되돌아가라면 어느 한 시기를 선택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지금 이 순간이 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할 것만 같았다. 나이가 충분히 들었고, 강박적으로 굴지 않았음에도 인생의 숙제처럼 여겨지는 많은 것들을 외면 않고 이행했다. 그의 저서 일명 ‘배신’ 시리즈는 나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책이다. 신, 아니, 그 어떠한 것에 기대지 않아도 인생을 풍요롭게 일구는데 그는 성공했다. 그럼 된 것이다. 충분히 훌륭하다.
진리가 삶을 파괴한다 해도, 나는 알고 싶다
어느 무신론자의 진리를 향한 여정

긍정의 배신 을 쓴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무신론자이자 과학자로서 자신이 만난 ‘신’과 진리를 규명하고자 한 끈질긴 탐색의 기록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회고록이기도 하다.

유방암에 걸려 죽음을 준비하던 저자는 수십 년 동안 묻어 두었던 옛 일기를 읽다, 해결하지 못한 자신의 과제를 끝내기로 마음먹는다. 여기에는 한 번도 말하거나 글로 쓰지 못했던 ‘사건’이 포함되어 있다. 책과 토론을 좋아했지만 ‘아동 학대’에 가까울 만큼 자신을 몰아세웠던 부모, 잦은 이사와 전학으로 인한 외로움, 문학, 철학, 과학, 수학 등에 대한 관심, 사춘기에 겪은 해리 현상과 일종의 ‘신비체험’, 그로 인한 정신적 붕괴, 과학자에서 사회운동가로의 변신 등 일생에 걸친 탐색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과학, 종교,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자, 개인적이면서도 우주적인 회고록이다.


-머리말 6
1. 상황 15
2. 타자 연습 41
3. 숲에서 나온 나무들 71
4. 장식 없는 땅 93
5. 나 홀로 남아 121
6. 론 파인에서의 조우 143
7. 붕괴 167
8. 변칙적 진동 191
9. 자살과 죄책감 223
10. 동족 속으로 243
11. 다시 탐색의 길로 267
12. 타자의 본질 289
-감사의 말 318

 

부도지

선사 관련한 고문서, 특히 필사로 전해지는 모든 고대사 관련 저작을 대부분무조건위작으로 몰고 무시하는 풍조가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듯 하다. 오로지 이런 류의 책을 찾아 구해서 읽는 이유는, 여태 내가 배워서 알고 있는 관련한 역사에 대한, 어딘지 어설프고 한참 비어 있고 천편일률적으로 어떤 의도와 불순한 목적에 의해 어딘가에 끼워 맞춰진 듯한 찝찝함을 더는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부도지 는 신라 눌지왕 때의 충신 박제상이 지었다는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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