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그림책시렁 135《토요일의 기차》제르마노 쥘로, 알베르틴이주희 옮김문학동네어린이2013.12.23. 서울에서 볼일을 마치고 청량리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강원 원주로 달려 보았습니다. 그런데 주말이나 관광철이 아닌 때에도 앉을 자리가 없어요. 서서 가야 했습니다. 왜 이런가 아리송했는데, 이 무궁화 기차에서 ‘선자리’로 가는 어느 할아버지가 “이 정부가 서민을 너무 생각 안 해. 다들 케이티엑스만 타라 하면서 무궁화를 줄이거든. 그리고 이 기차도 예전에는 여섯 칸이었는데, 넉 칸으로 줄였어요.” 하고 알려줍니다. 그렇구나, 그래서, ‘꼬마 기차’가 되는 바람에 서서 가야 하는 사람이 많았군요. 한 칸만 늘려도 다들 앉아서 갈 텐데 말이지요. 《토요일의 기차》는 기차를 타며 숲도 서울도 하늘도 마을도 신나게 가르는 이야기를 말없이 들려줍니다. 기차는 어디로든 길을 내며 달려갑니다. 아마 이 별을 벗어나 다른 별로도 달려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철길을 따로 내지 않더라도 별기차가 되어 훨훨 날아서 시잉시잉 꿈길을 갈 수도 있을 테고요. 즈믄 마디 말이 있지 않아도 됩니다. 같이 놀고 같이 웃으면서 이 길을 달리면 되어요. 이 길에는 사람 이웃뿐 아니라 나무 이웃도 잠자리 이웃도 고양이 이웃도 함께 있습니다. ㅅㄴㄹ
간결한 그림 속에 담긴 놀랍도록 풍성한 언어
‘이곳’과 ‘저곳’ 사이를 오가는 일, 여행
여기 기차가 있습니다. 이 기차는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다 줄 것이며 굉장한 곳에 가닿게 할 겁니다. 기차를 타기만 하면 멋진 세상에 닿을 수 있다니 그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요. 그것이 가능성이 된다는 사실은 또 얼마나 벅찬가요. 그래서 우리는 기차를 탈 때 우리가 불안해하는 것들과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믿는 것들을 데리고 타는지도 모릅니다. 기찻길 끝에는 조금 자란 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먼 훗날의 나와 연결되어 있고, 이 기차는 ‘모든 것’에 도착해요. 기차가 출발합니다. 얼른 기차에 오르세요. 이 한 권의 그림책이 아직 우리가 만나지 못한 미래까지도 치유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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