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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숨


제주출신 PD로 우도의 해녀들을 6년 동안 취재한 기록을 담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아마 조만간 다큐멘터리 영화로 공개될 예정인가보다.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몇 년 전에 제주도에 업무출장을 수십 차례 다녀온 기억으로 해녀들의 모습을 떠올렸지만, 역시 그 푸른 바다 밑의 삶의 현장은 가혹하기만 했다. 현재 60세 이상 노인이 82퍼센트를 차지하고 40대가 마지막 해녀라는 이야기와 함께 이 책에 등장하는 해녀들의 삶은 그야 말로 퍽퍽하다. 아침 8시부터 바다에 들어가 오후 4시까지 아침과 점심을 굶고 꼬박 일하며, 수압으로 인한 두통을 견디기 위해 빈 속에 진통제를 삼키며, 어선들이 해녀들을 못보고 지나가다 혹은 줄이 발에 감겨, 너울파도에 떠내려가거나 연철의 무게 때문에 떠오르지 못해, 그리고 상어에게 잡아 먹힐 위험을 감수하면서 목숨 걸고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현실을 말해준다. 그래도 태어나 글도 깨우치기 전에 수영을 먼저 배우고, 어릴 때부터 학교를 빼먹고 물질하는데 동원되고, 만삭의 몸으로도 잠수하면서 한 평생을 보냈으니 물에 있을 때가 그나마 마음이 편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한다. 그래도 아직 해녀라는 직업은 제주 사회에서 천한 직업이라는 인식과 함께 물질하는 자신들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지기에 처음에는 취재와 촬영을 완강히 거부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제주와 해녀의 삶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는데, 제주도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에 대한 친근함의 표현으로 삼춘이라 부른다는 것, 쑥으로 물안경을 닦으면 코팅효과가 있어 물속에서도 김이 서리지 않는다는 것, 깊은 수심까지 들어가더라도 귀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는데 씹던 껌이 최고라는 것, 우도 해산물은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된다는 것, 딸들이 해녀 일을 해서 돈을 벌어오기 때문에 남아선호사상이 없고 양녀제도가 있다는 것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이 책의 중심 축을 이루고 있는 두 가지 흥미로운 내용은 바로 해녀들의 바다에는 계급 존재한다는 것과 바로 물숨이라는 것이었다. 잠수하는 바다의 깊이, 물질 연차, 그리고 수확하는 양에 따라 대상군, 상군, 중군, 하군, 똥군으로 나뉜다는 것과 해녀들의 불턱도 이러한 계급에 따라 자리가 정해진다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젊은 날 대상군, 상군으로 이름을 날렸던 해녀들도 대부분 나이가 들수록 점점 얕은 바다로 옮겨가게 된다면서 마을마다 경로우대 차원에서 수심이 낮은 바다를 할망바당으로 정해서 할머니 해녀들이 작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물숨"을 영어로 "A Little Bit More"로 표기한 이유는 바로 욕심과 관계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일하는 해녀들은 자신의 숨의 한계를 알고 있고 숨의 마지막에 이르기 전에 바다를 벗어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그 한계를 잊도록 만들고 바다에 잡아 두는 것이 욕심이란 말이다. 그렇게 한계를 지나 버린 숨을 물숨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른바 과호흡 상태인데, 아직도 호흡이 남아 있다고 착각하다가 수면으로 올라올 때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실신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물숨을 먹으면 도로 나오지 말고 그 자리에 또 들어갔다 나오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트라우마 때문에 영영 그 바다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라 한다. 겉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은 해녀의 일과 삶에도 이런 이야기가 담겨 있을 줄 정말 몰랐다.
웃자란 욕망, 물숨 ‘물숨’은 해녀들이 일컫는 물속에서의 호흡이다. ‘숨’의 길이는 정해져 있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늘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가지려 자신이 지닌 숨의 길이를 넘어 서고 싶은 욕망에 시달린다. 바다 깊은 곳에서 그 욕망을 다스리지 못하고 자신의 숨을 넘어서는 순간, 마치 다 써버린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을 들여 마시듯 숨을 먹고 차가운 바다 아래로 가라앉는다. 해녀들은 이를 두고 ‘물숨 먹는다’라고 일컫는다. 물숨은 곧 죽음이다. 그래서 물숨은 잘라내지 못한 욕망의 상징이다. 해녀들은 안다. 바다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순간 무덤으로 변하고, 욕망을 다스리며 살아가는 바다는 인생의 넉넉한 품이 된다는 것을. 때때로 바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해녀에게 너무나 가혹했다. 그 가혹한 바다가 다시 보기 싫을 만도 하건만 바다를 그리워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다시 뛰어드는 해녀들. 그녀들은 오늘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웃자란 욕망을 다스리며 살아간다. 욕심과 욕망은 곧 ‘물숨’을 불러오기에.

들어가는 말 ‘물숨’과 금지된 욕망 5

프롤로그 해녀, 그녀들은… 19

제1장 그녀들이 나에게 자맥질해 들어왔다
중국 쓰촨성에서 만난 청년 21
Photo Poem 산다는 것, 그 쓸쓸함 28

제2장 높은 벽, 우도 시련기
365개의 닫힌 문 31
우도의 보리빵 배달녀 35
Photo Poem 내 마음의 점화點火 38

제3장 운명이라는 짐
운명은 닮는가 41
세 모녀 47
같은 운명의 짐을 진 세 여인 53
해녀이야기│우도의 해녀 61
Photo Poem 아린 발 64

제4장 숨을 멈춰야 사는 여인들
그들만의 세상 67
주흥동에서 만난 인연들 70
물질 준비물 3종 세트 77
Photo Poem 해녀 삼춘 1 78
Photo Poem 해녀 삼춘 2 79

제5장 해녀의 바다에는 계급이 있다
해녀의 계급 81
같은 바다, 다른 바다 84
경로우대 바다, 할망바당 85
Photo Poem 바닷속 흰 양말 89

제6장 그녀들만의 세상
상군 이순옥 해녀(51세) 91
상군 김운자 해녀(53세) 106
중군 차여숙 해녀(61세) 112
하군 김연자 해녀(71세) 123
똥군 김옥 해녀(50세) 130
해녀이야기│물질의 기초 137
Photo Poem 지구의 특별자치구 140

제7장 금지된 욕망 ‘물숨’
‘숨’ 그리고 ‘물숨’ 143
계급을 결정짓는, ‘숨’ 149
계급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다 159
웃자란 욕망 ‘물숨’ 168
해녀이야기│해녀의 기원 177
Photo Poem 물가의 번뇌 180

제8장 슬픔이 슬픔에게
바다 무덤 181
맨발의 백발 189
해녀이야기│연철 단상 193
Photo Poem 정자 삼춘 194

제9장 우도의 사계
겨울 201
해녀이야기│제주 해녀 항쟁사 228
해녀이야기│출가해녀 231
Photo 30년 만에 오신 손님 236
봄 237
해녀이야기│잠수복과 연철 261
Photo 우도 春色 264
여름 266
Photo 우도의 盛夏 273
가을 274
Photo 우도 晩秋 276
Photo Poem 그 사람의 향기 278

제10장 마지막 해녀 281
코스모스회의 마지막 해녀들 281
해녀가 보존되어야 하는 이유 292

제11장 잘 가요… 할머니
할머니 머물렀던 자리 297
어머니를 바다에 묻고 305
Photo Poem 잘 가요… 할머니 314

제12장 인생이라는 바다
물힘 317
인생의 계단 324
Photo 바다, 그리고 삶 331

에필로그 우도를 떠나며 334

부록
그녀들의 이야기 339
〈물숨〉 영화 시나리오 387
기다림 뒤에 오는 것들 412
아름다운 인연 427

나가는 말 저는 똥군입니다 437

 

[대여] 나는 왜 출근만 하면 예민해질까

이 책의 저자는 첫장을 이렇게 시작한다. "정치적인 행동은 섹스와 비슷하다. 누구나 하는 일이지만, 드러내놓고 얘기하기는 꺼린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내정치라는게 참 하기 싫어도 결국에는 하게되는 일이다. 때로는 능력보다 더 인정받는게 사내정치다. 더럽고 치사해서 나는 그런 거 하지 않아! 라고 앞에선 말해도 집에가선 잠 못자고 끙끙거리게 하는게 사내정치다.이책은 사내정치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사내정치계발서다. 나름 실용서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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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의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세트

3권 으로 구성되있는 "김경준의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세트" 이 세트의 구성을 보면 사장이라면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팀장이라면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직원이라면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이렇게 3권을 통해, 각자의 입장에서 참고할 수 있을만한 경영및 직장생활 코칭서 시리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많은 처세술서 보다 더 실증적이고 도움이 된다 할수 있다. 다른기업들에게 조언을 해 온 경영 컨설던트 회사의 대표답게 그 자리에 처한 사람이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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