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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는 제목과 고목 아래의 데크에 앉아 슬리퍼를 신고 쩍뻘남(?)처럼 다리를 벌리고 편히 앉아 책을 읽는 저자의 사진은 하나의 선입견을 갖게 했다. ‘책을 좋아하는 어떤 이의, 요즘 유행하는 그렇고 그런 서평집이구나’ 라는. 표지를 넘기면 뒤이어 나오는 머리글을 읽어봐도 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금언金言이 아무리 ‘책 속에 길이 있다’고 권해도 책읽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본성에 따라 제멋대로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옛날에야 책을 읽는 것이 곧 벼슬로 이어지거나 교양인의 세계로 들어가는 첩경이었지만,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책으로 꼭 무엇인가를 얻고 취할 목적으로 책을 대하는 것 같지는 않다. 나는 비록 특별한 재주 없이 태어났지만 일찍부터 책을 좋아했다. 마치 책을 탐하는 게 나의 본성인양 착각할 지경이었다. 새 책의 잉크 냄새가 좋았고, 낡은 책이라도 그 속의 그림들이 좋았다.” 만약 환경책 목록이 실린 부록까지 합해 475페이지나 달하는 이 책을 머리글만 읽고 덮었더라면, 끝내 ‘두 차례의 신춘문예에 당선했다는 최성각이란 작가가 책을 좋아했고 흔하디 흔한 서평집을 냈구나’ 라고 생각하고 말았을 것 같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음의 문장 때문에. “책은 피로에 지친 나를 덮어주는 따뜻한 담요였고, 세찬 바람을 막아주는 천막이었고, 아주 가끔은 모닥불이었고, 때로는 등불이기도 했으며, 언제나 의지할 기둥이었으며, 책 속에 빠져 있던 시간은 혼자만의 잔치판이기도 했다. ”라는 5개의 쉼표로 이루어진 이 문장 하나 때문에 두툼한 그의 서평집을 반나절 만에 읽고 말았다. 뒤적이듯 별 기대 없이 시작했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자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생태주의 작가 최성각의 독서잡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독서잡설’이라는 단어에서 추측할 수 있듯, 그가 기고했던 서평 모음집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서평과는 좀 다르다. ‘책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저자 본인도 밝혔듯 에세이집에 더 가깝다. 에세이 같기도 하고 서평 같기도 한 이 책을 굳이 분류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에세이면 어떻고 서평이면 어떠랴, ‘더럽고 냄새나는 산업문명에 오염된 하늘 밑의 벌레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될 한 바가지 석간수 같은 글’이라고 말한 소설가 김성동의 추천사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양서인 것을. 김성동은 이 책에 대해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책에 시린 몇 편은 안 읽는 것이 좋겠다. 너무나도 무섭고 끔찍하며 그리고 슬픈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라고. 최성각의 글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페이지수가 넘어갈수록 고통스러웠고 무서웠고 슬펐다. 거친 세상이 두려워 적당히 타협하며 살기로 작정한 내가 얼마나 비겁했는지, 풍요롭고 안온한 삶을 추구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물질적이었는지를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다. 총 3부로 나뉘어 414페이지의 서평에선 내가 되도록 피하려고 애썼던 책들을 소개되고 있었다, 사실을 알게 되면 너무나 마음이 불편해서 차라리 잊고 지내자 했던 주제들(환경과 사회, 빈부의 격차와 같은)의 책들. 말랑말랑하고 읽기 좋은 저자가 말한 ‘식은 죽’같아 찬장에 올려두고 언제든 떠먹을 수 있는 책이라고는 신영복의 《청구회 추억》정도이고, 나머지는 생각을 하며 읽어야 하는(생각을 하다보면 복장 터지는(?)) 것들이다. 읽는 동안 가슴이 쿵쿵 뛰고 가슴을 치고 싶었다. 하마터면 이렇게 괜찮은, 아니 훌륭한 책을 그냥 놓칠 뻔했다. 최성각의 또 다른 책을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그의 생태주의 때문만은 아니다. “훌륭한 사람의 기준은 무엇일까? 나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 사람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일약 시민운동으로 명망가가 되어버린 성직자들을 가까이에서 봤더니만, 사람을 그 학벌과 직위와 신분으로 은근슬쩍 가려 대하기 시작해 쓸개를 씹은 심정이 된 기억이 있다.” 라고 생각한 그의 인품에 반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쓴 책은 무조건 신뢰할 수 있다. 이 책은 단언컨대 흔하디흔한 서평집이 아니다. 생각을 하고, 또 해야 하는 생태주의자의 에세이집이다. 혼자 읽기 아까운..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 는 소설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최성각의 서평집이다. 그러나 여느 서평집과 확연히 다르다. 단순히 책 속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며 살아온 삶, 책을 읽으며 버틴 시대의 아픔을 오롯이 보여준다. 1부에는 쓸쓸한 젊은 날을 견디며 읽었던 책들이, 2부에는 이 시대를 돌아보며 비판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주는 책들이, 3부에는 환경운동을 하며 만났던 책들이 담겨 있다. 또한 부록의 ‘우리 시대 환경책 목록’에서는 국내에 출간된 환경서들을 간략한 설명과 함께 볼 수 있다.

머리글
책은 나의 담요이고, 모닥불이고, 때로는 몽둥이였다

1부
쓸쓸한 젊은 날, 책으로 겨우 버텼다
땅을 갖고 장난치면 안 된다
우리는 년 전보다 더 행복해졌는가
뜻 없는 고난이 없을진대 희망을 잃지 말자
천작(天爵)이라는 말을 가르쳐준 다자이 오사무
혁명가이기 전에 ‘기품의 인간’이었던 체 게바라
실현 불가능한 대의(大義)에 헌신했던 위대한 괴짜들
‘반권력’이 의무라는 것을 가르쳐준 책들
슬프지만 위대한 책, ‘인디언 멸망사’
호이나키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사랑은 테크닉이 아니라 극적인 용기와 책임이다
읽으려면, ‘위대한 작품’을 읽어야 한다

2부
시대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
역사에서 독재는 ‘한순간의 오차’일 뿐이다
삼성을 타넘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
이 나라 산천은 대통령의 것이 아니다
망가진 국토보다 더 심각한 것은 황량해진 사람의 마음이더라
강을 죽이려는 전문가와 사과밭을 살린 늙은 농부
니네들은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아라
내가 치른 국장(國葬)
성장이 분배를 대체할 수 있을까
행복은 경제성장과 직결되지 않는다
다시 쓰여지기 힘든 인간 야만의 기록
매춘여성이 아니라 ‘성노동자’라 불러다오
감동이 밥 ‘멕여’주냐고 묻지 말라
솔직담백한 노학자의 인생론에 담긴 깊은 우려
출장 가듯 죽음을 맞이한 무명 철학자
‘쉼’이라는 주제로 소개한 책들
대한민국에도 창궐하는 미국산 소비중독증

3부
우리에겐 바로잡을 시간밖에 없다
동물 없이도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렇게 고마운 행성이 또 어디에 있을까
포르노 중독자에서 ‘웬델 베리’에게 이를 때까지
실천했으므로 생을 완성한, 행복한 고집쟁이
궤변으로 가득 찬, 철 지난 환경책의 악취
현실로 닥친 재앙, 기후변화
겸손의 자연관, 해방의 자연관
오래된 미래 이야기
뉴욕은 라다크보다 행복하지 않았다
‘미움의 신화’ 고발하는 야생늑대 생태보고서
물과 흙속에 사람이 있다
평범한 엄마들의 힘에 거는 기대
일찍 떠난 한 생태학자가 남긴 책
자꾸만 뚜벅뚜벅 걷는 ‘詩人’
채식은 과연 ‘아름다운 미래의 열쇠’인가
백목련이 피면 나도 피고, 백목련이 지면 나도 진다

부록
우리 시대 환경책 목록
우리 시대의 환경고전 권
다음 년을 살리는 권의 환경책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왜 위험한 책인가. 니체의 책은 독자가 고르는 게 아니다. 니체가 독자를 골랐다. 차라투스트라와 토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만이 니체의 책을 읽을 수 있다. 차라투스트라의 말에 피상적인 이해는 자칫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미 나치가 그러지 않았던가. 여자의 해결책은 임신이다 요즘 세상이 이런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여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니체가 일베였다니, 한남충이었다니, 라며 저주하지나 않으려나. 물론 일부일 거라 생각한다.그렇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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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웃었다

봄 여르 가을 겨울 1년의 나날들이 담겨져 있고날짜와 사진과 글이 담겨져 있는데사진들이 정말 좋아서 사진작가가 찍은 그런 수준이다~싶더니 찾아보니 이 책에 나온 사진으로 전시회도 했었다.포스터와 엽서들도 판매하고 책보다 훨씬 큰 사진을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책을 보고 뒤늦게 찾아보니몇주 늦어버렸다.대부분 나무나 식물, 꽃에 관한 사진이 많은데어릴때부터 꽃을 좋아한 꽃소년이었다.친구가 이사해서 학교와 동네를 완전히 떠난다고 할때그 친구 집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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