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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건네준 시집이었다. 그동안 그러니까 반년 동안 다른 읽을 것들에 밀려 숨죽이고 있던 시집. 이리도 심장을 벌떡이게 만들 것을. 너무 무관심했음을 시집 안에서 툭 하고 떨어진 딸아이의 마음이 적힌 생일 카드를 보고 알았다. 미안한 일이다.그동안 봐왔던 시집과는 다른, 어쩌면 그동안 읽어왔던 시와는 다른 그렇게 생소한 시인의 말들이 허투루 읽히지 않았다. 곱씹고 책장을 덮고 시선을 멀리 두게 만드는 시가 적지 않다.시작부터 오래 머물게 된 글. 시인 역시 그러했다 말했던 마더 테레사의 글이다. 나는 종종 강연에서 자신보다 없거나 불편하거나 소외된 사람들에게 무조건적 베풂과 배려 혹은 보호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어쩌면 그들의 살림살이는 나아지되 삶은 잃는 게 더 많을지도 모름을 일깨운다. 그런데 이 글에서 잠시 어지럽다."우리의 가난한 이웃들은 내일이면 이미 죽은 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 빵 한 조각과 물 한 잔이 필요한 건 오늘입니다."
김연수 소설가, 이해인 수녀, 김한승 신부가 추천한곁에 두고 오래 아껴 읽는 91편의 베갯머리 시 많이 힘들고 지치셨나요? 이젠 시(詩)로 위로 받으세요. 시가 주는 위로의 힘을 믿는 신현림 시인이 마음을 다독이고 내면을 성찰하는 시 91편을 골라 담은 시가 나를 안아준다 가 판미동에서 출간되었다. 자신의 영혼을 만나거나, 힘들 때 영혼을 쉬게 하는 쉼터가 시 라고 생각한 저자가 단순히 위로와 힐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적 성장까지 이끌어 줄 수 있는 시와 그림을 엄선했다. 이 책은 오래도록 곁에 두고서 자꾸만 들춰보며 읽게 되는 ‘베갯머리 시’를 표방한다. 괴테, 틱낫한, 잘랄루딘 루미, 니체 등의 시를 담았지만 단선적인 잠언적 성격의 시도 아니고, 자칫 난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는 문학적이기만 한 시도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되 울림이 있는 시를 담았다. 윤동주, 신동엽, 이성복, 정호승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를 비롯해 동서고금을 망라하여 좁은 현실에 갇혀 있는 시야를 열어 더 멀리 바라보게 하고 삶에 대한 통찰을 일깨워 주는 시들이다. 또한 레이먼드 카버, 에쿠니 가오리, 웬델 베리 등 국내에 시가 잘 알려지지 않은 문학가의 새롭고 신선한 시들도 만나볼 수 있다.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게, 소박한 듯하지만 참신하고 마음에 울림이 남기는 시들이기 때문에 베갯머리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시들이다. 또한 이미지가 살아 있는 시를 쓰는 시인이자 시적인 사진을 찍는 사진가로, 대중성과 예술성, 이미지와 텍스트 중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 저자가 그림 역시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나비파 그림들을 중심으로 파울 클레, 앙리 마틴의 작품을 주로 다루어 실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시와 기도, 밤과 고독, 성장과 사랑, 감사와 희망을 믿는 저자와 함께 자신의 내면을 고요히 들여다보고 삶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머리글
1부 밤
2부 고독
3부 사랑
4부 감사
5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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