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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의 한국 미술사 강의 3


옛 사람들은 그림 감상을 "본다"고 하지 않고 "읽는다"라고 했다. 오주석 선생에 의하면 "본다"는 것은 겉에 드러난 조형미를 감상한다는 뜻이 강한 데 비하여, "읽는다"라는 말은 동양의 오랜 전통을 생각하며 그림 속뜻을 이끌어 낸다는 말이다. 이렇게 우리 미술에는 보이는 것과 숨겨져 있는 것을 읽는 전통이 있다.서양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보인다. E.H 곰브리치가 자신의 [서양미술사]에서 주장한 것처럼 미술은 "보이는 것"과 "아는 것"사이의 연관성을 중요시하고 어느 쪽을 중요시하느냐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그림은 대부분 실물과 같아 보이는 그림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과 다른 그림을 만나면 우리는 당혹해 한다. 그래서 우리가 최고로 여기는 조선 시대의 작품은 진경 산수화 이다. 우리가 항상 보아왔던 자연 그대로 그린 진경산수화를 제대로 된 "우리"그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곰브리치는 말한다.한 그림의 정확성에 있어서 결함이 있음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다음 두 가지를 물어 보아야 한다. 하나는 미술가가 그가 본 사물의 모습을 변형시킨 이유를 갖고 있는가 아닌가의 여부이다. ~~~다른 한 가지는 우리 자신이 옳고 화가가 그르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작품이 부정확하게 그려졌다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미술가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를 우리가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은 그가 가장 겸손한 말로 표현하는 제대로 라는 조그마한 단어를 이해할 때인 것이다. - 곰브리치,서양 미술사그렇다면 우리 미술에서 우리 조상은 "보이는 것"과 "아는 것"의 차이에 직면 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을까? 유홍준의 [한국 미술사 강의 3권]은 조선시대의 그림과 글씨를 다룬다. 글씨는 분량이 적어 책의 대부분은 그림, 회화사가 중심이다. 곰브리치는 미술사를 공부하고 연구하다 생뚱맞게 세계사책을 썼고,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미술사를 공부하다 보면 역사의 큰 줄기가 보이나 보다. 유홍준 선생도 미술사를 중심으로 시대를 나누었는데 그 시대 구분이 마음에 든다.정치사적 관점에서 보면 조선왕조는 임진왜란을 경계로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미술사적 관점에서 보면 시대 구분이 약간 달라진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인 16세기 중엽, 중종 연간은 이미 앞 시기와 다른 문화적 내용을 갖기 시작했다. ~~~18세기에 들어 서면서 다시 새로운 문화 기류가 일어나 영정조 시대의 문예 부흥을 맞이하게 된다. 이 흐름이 순조 연간까지 이어지다가 1830년, 헌종 연간으로 들어서면 청조학 신풍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된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세 번째 책
조선의 그림과 글씨, 한국미술사의 꽃을 다루다

유홍준이 전하는 한국 미술사 입문서. 한국미술사를 교양과 상식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서 이야기 속에 한국미술의 흐름과 특질을 담아냈다. 3권은 ‘조선: 그림과 글씨’는 제1권 선사·삼국·발해, 2권 통일신라·고려에 이어 29장부터 시작한다. 조선시대 회화와 서예를 초기(1392~1550년 중종 연간까지), 중기(1550~1700년 숙종 연간까지), 후기(1700~1830년 순조 연간까지), 말기(1830~1910년 대한제국까지) 등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특히, 기존 미술사에서는 다소 미흡하게 다룬 궁중미술과 초상화에도 초점을 맞추었다. 화가의 이름이 밝혀져 있지 않고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당대의 뛰어난 화원들이 제작한 조선시대 고유의 장르인 만큼 그 예술적 의의를 부각시킨 것이다. 또 한국 미술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조선시대 서화도 비중있게 다루었으며, 조선시대 회화사는 지은이의 전공 분야인 만큼 전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화사의 축적된 연구 성과를 대중적인 눈높이로 쉽게 풀어냈다.

조선의 천재 화가 김홍도, 진경산수를 탄생시킨 정선 등 조선시대 대표적인 작가들은 물론 임득명, 이유신, 남계우, 정학교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화가들의 성과도 꼼꼼히 아울렀으며, 화첩의 원형대로 공개된 정선의 연강임술첩 등 근래에 발굴된 개인 소장의 명작들을 가능한 한 많이 소개하여 회화사의 내용을 풍부히 했다. 또한 김홍도와 이인문의 산수화풍을 비교하고 김홍도와 신윤복의 속화를 비교함으로써 각각의 화풍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본문에 언급된 그림은 가능한 한 모두 수록하여 글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고, 펼침 면에 들어가는 도판의 조화까지 고려하여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할 것이다.


‘한국미술사 강의’ 세 번째 책을 펴내며

29장 문화사로 본 조선시대 미술사
시대 배경과 미술사의 흐름
30장 도화서의 성립과 궁중 회화
화원 체제의 확립과 궁중 장식화의 세계
31장 초상화
외형적 사실을 넘어선 전신의 세계
32장 초기 회화: 국초부터 중종까지
안견 화풍과 감상화 전통의 확립
33장 중기 회화: 명종부터 숙종까지
절파화풍과 문인들의 일과예
34장 후기 회화(상): 숙종·영조 연간
공재, 겸재, 관아재와 문인화가 시대
35장 후기 회화(중): 정조 연간
정조대왕, 표암 강세황 그리고 단원 김홍도
36장 후기 회화(하): 정조·순조 연간
도화서 화원의 전성시대
37장 말기 회화(상): 순조·헌종·철종 연간
추사 김정희와 신문인화풍
38장 말기 회화(하): 고종·순종 연간
신감각파와 말기의 화원
39장 서예
서체의 흐름과 변화 과정

부록
중국 회화사의 흐름
중국 서예사의 흐름

참고서목
도판목록